Ⅴ. 느낀점
인터폰을 누르고 남자 선생님께서 열어주신 문으로 들어가 병동에 들어간 첫 느낌은 ‘무섭다’, ‘낯설다’였다.
병동복도를 무표정으로 걸어 다니는 환자분들을 보며 처음엔 운동인지를 모르고 ‘왜 저러고 걸으시지...왜 자꾸 복도를 걸으시지...’라고 생각하였다.
하지만 환자분들에게는 병동복도를 걸으시는 게 운동 이였음을 알고 나서부터 나의 무서움과 낯설음이 해소될 수 있었다.
정신병동으로 첫 실습이기에 많이 겁도 먹고, 선배님의 조언을 듣고도 마음이 놓이지 않아 밤을 설치며 실습에 임하였는데, 지금 이렇게 느낀 점을 쓰려고 하니 다시 실습기간 때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너무나 크게 느껴진다.
정신질환은 다른 내과, 외과 등등의 질환보다 더 마음이 아픈 질환으로 느껴진다. 정신질환자는 정신적으로 이상이 있을 뿐 모든 것이 정상적인 기능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더 이상 치료가 안 되면 퇴원을 해야 하는 가슴 아픈 사연도 있다.
평소 우리가 흔히 쓰는 말 중에 ‘우울하다’, ‘암울하다’라는 표현이 있다. 하지만 나는 이번 실습을 통해 이러한 말은 함부로 하는 것이 아님을 크게 깨달았다.
우울증 환자분을 만나고 나니 우리가 흔히 느끼고 쓰는 우울함은 우울한 것이 아니라 조금이라도 자신의 마음대로 되지 않는 일들에 대해 표현하는 말임을 느꼈다.
우울증은 내가 상상하지도 못 할 정도로 정말 힘들고 극복하기 힘든 마음의 병이라고 느꼈다. 쉽게 눈물을 흘리시고, 모든 일과 모든 생각에 대해 부정적이고 극복하려는 의지가 없으신 무기력한 환자 분들을 보며 내 마음이 찢어질 듯이 아팠고, 그래서 더더욱 긍정적이고, 행복한 기운을 드리고자 노력했다. 매일같이 산책도하고, 이야기도 많이 들어드리고, 나누고 하면서 9일간 행복한 시간들을 보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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